판도라 후기 – 현실보다 더 사실적인 비극

2017년 1월 31일2017년 2월 8일 에디터 유스타 12 댓글 영화 판도라, 원자력 발전 원리, 원자력 발전소, 원전, 판도라, 판도라 후기, 후쿠시마 원전사고

판도라 상자 안엔 무엇이 담겨 있을까?

영화 판도라는 원자력 폭발에 따른 재앙을 다룬 영화입니다. 지진, 해일, 바이러스를 소재로 제작된 영화는 많지만, 원전을 다룬 영화는 극히 드물지 않나 싶네요. 이 영화는 단순 원전 폭발사고를 다뤘다기보단, 다가올 재앙에 대해 우리는 어느 정도 대비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영화입니다.

판도라 줄거리

대한민국에 전에 없던 강도 높은 지진이 발생합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내진 설계가 완벽하다고 믿고 있던 찰나, 지진으로 인해 부품 결함이 생기고, 결국 원자력은 폭발하게 됩니다.

이런 재난의 상황에 정부는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지 못해 우왕좌왕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합니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원전 제2차 폭발 위험이 발생할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요, 과연 원전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대한민국은 안전할까요?

대한민국 정부의 현실을 그대로 투영하다

영화 판도라는, 영화스럽지 않은 사실적인 전개가 더욱 긴장감을 고조 시킵니다.

각 분야 고위직은 전문가가 아닌 줄타기로 자리를 꽤 찬 사람이므로 사고가 발생하면 아무 대책도 내놓을 수 없죠. 그 가운데 윗선에 잘 보이려고 발악하는 사람들로 인해 현장은 더욱 아수라장이 됩니다.

대통령 김명민은 소수의 국민이라도 지키기 위해 애쓰지만, 총리 이경영은 大를 위해 小를 감수해야 함을 어필합니다. 처음엔 이경영의 논리가 불합리하고 김명민이 정의롭다고 느꼈지만, 영화 중반부가 되자 이경영의 말 또한 틀린 것만은 아니란 생각도 드네요.

우리나라 정부는 늘 그렇듯 사건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보단, 사고가 터진 후 대책을 수립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방식이 주를 이루는데요, 판도라에서도 그런 모습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우리나라 원전은 안전할까?

판도라 영화 엔딩에 이런 문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원전 밀집도 1위의 국가이다. 16년 현재 4개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총 24기의 원자료가 가동 중이며, 전체 원자력 발전소 단지 반경 30km 이내 9개의 광역자치단체와 28개의 기초자치단체가 밀접해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많은 나라들이 탈핵을 결정하였지만, 한국은 현재 6기를 추가 건설 중이며, 4기의 건설 계획을 진행 중이다.

참 무섭죠? 대체 한국은 왜 이렇게 원자력에 많은 투자를 하는 걸까요?

원자력 발전을 쉽게 설명하자면, 핵분열이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 물을 끊이는데, 이때 발생하는 증기로 전기를 생산한다고 합니다. 우라늄 235 (1g) = 석유 3톤과 맞먹는다고 하니 대체 에너지로 이만한 게 없다는 거죠.

원자력 발전소 측은 내진 설계가 규모 6.5이며, 실제 지진이 발생한다고 해도 터질 일은 없다고 합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는 핵분열이 일어나면 더 이상 폭발하지 않도록 물로 식혀줘야 하는데, 높은 해일로 인해 발전기가 물에 잠겨서 물을 식혀주지 못해 발생한 사고라고 하네요.^[참고1]

우리나라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방제 높이를 더 높게 했다고는 하지만, 천재지변이란 언제나 예고없이 오는 법이니, 방심하지 말고 원자력 발전소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진행해야 될 거 같습니다.

판도라를 통해 배운 가치있는 삶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일이 얼마나 될까요? 당장 죽어가는 사람의 아픔보다, 칼에 밴 내 손가락의 아픔이 더 큰 것이 사람 심리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을위해 희생하는 사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고 대신 목숨을 잃는 사람, 불을 끄기 위해 들어가 목숨을 잃는 소방관, 강도를 잡고 희생 당한 경찰, 전쟁에서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군인들. 생각보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남을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판도라 영웅들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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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1]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에 관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