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갈램] 전주 동물원 후기, 동물원이 필요한 이유

전주 동물원

전주 동물원 후기 – 동물원 운영의 필요성

필자는 어릴 때 동물원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 흔한 서울대공원도 못 가봤고, 놀이동산도 롯데월드만 가서 에버랜드에 있는 동물들을 볼리 만무했지요. 어릴 때 왜 동물원에 안 갔는지 아직도 미궁입니다만, 희한하게 학창시절에도 동물원과는 연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사회 초년생때 워크샵으로 간 태국에서 처음으로 동물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동물원 개념이 아니라, 동물 서커스를 보게 되었죠.

서커스를 보면서 웃고 즐길 수만은 없었습니다. 코끼리 앞 발을 들게 하기 위해 갈고리 창으로 코끼리 귀 뒤를 찌르는 모습은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불기둥을 뛰어넘기 싫어서 벌벌 떠는 사자를 보니 마음이 아프다 못해 화가 났습니다. 자연에 있어야 할 생명체가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희생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전주 동물원 소개

전주 동물원 소개
전주동물원 | 전주시 덕진구 소리로 68

전주 동물원은 1978년에 개원하여 올해 40년째 운영되고 있는데요, 지방 동물원으로는 유일하게 호랑이, 사자, 기린, 하마, 들소, 큰뿔소, 낙타, 침팬지, 캥거루와 희귀동물인 반달가슴곰, 얼룩말, 재규어 등 총 670여 마리의 동물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네요.

동물원 면적이 38,115평이라고 하니 엄청나게 넓죠? 필자도 방문해서 한 바퀴 돌아보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넓어서 다리가 아팠던 기억이 나네요. 아마 다 돌아보지 못하고 넘긴 곳도 더러 있을 겁니다.

동물원에 가면 늘 그렇듯, 마음이 썩 좋지만은 않습니다. 평소 보지 못하는 동물들을 직접 보니 신기하다가도, 작은 우리에 갇혀 있는 듯 지내는 동물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밀려들곤 합니다. 태국에서 본 동물 서커스에 비해 안락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였지만, 과연 이게 최선일까요?

무푸론, 큰뿔소, 사막여우, 아시아 코끼리
시계방향으로 무푸론, 큰뿔소, 사막여우, 아시아 코끼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원은 필요하다

서두에 한껏 동물원에 대한 비판글을 남겨놓고, 동물원이 필요하다고 하니 아이러니하죠? 그런데 동물 애호가들이 말하는 ‘모든 동물원을 폐쇄하고, 동물들을 서식지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상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동물원의 역사가 무려 300년이 넘는다는 거 알고계셨나요? 동물원 내에서 번식이 가능해지면서 긴 세월 동안 동물의 수요는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는 동물원의 동물들이 야생의 환경과는 무관하게 개체 수를 늘려온 역사가 생각보다 길다는 것을 의미하고, 동물원의 동물들이 거할 서식지가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러니 동물원이 없어지면, 동물들이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또한 동물원에서 길러진 동물들은 야생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서식지로 돌아간다 한들 제대로 살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하네요. [참고1]

당장 동물원을 없앨 순 없으니, 동물원에서 동물들을 잘 보호하는 게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이지 않을까 싶네요. TV 동물농장에서 사육사가 진정 어린 마음으로 동물을 보살피며 자식처럼 키우는 모습을 보면, 이렇게 동물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아직 희망은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동물원 입장료로 동물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더 좋은 혜택을 받으며 잘 지냈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동물쇼는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그들의 삶 자체만으로도 인간에게 많은 교육과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요?


[참고1] 2017년 1월 17일 “그럼에도 동물원을 없앨 수 없는 이유” / 뉴스1 최혁준

[전주갈램] 전주 동물원 후기, 동물원이 필요한 이유”의 10개의 댓글

  • 2017년 1월 24일 3: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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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원에 가본 적이… 다섯살즈음 낙타에 한번 타본 기억 이후로는 없네요^^;
    동물들을 좋아은 하지만 동물원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가지는 않게 되는 것 같아요. 동물과 사람이 잘 공존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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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2월 2일 7: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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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동물애호가인데 서커스를 위해 학대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정말 아팠어요..
    그래도 동물들을 잘 보살펴주는 사육사와 시스템도 많으니 환경만 잘 개선된다면
    동심도 지켜주고 평소에 볼 수 없는 동물들을 볼 수 있는 동물원이 있는 것에 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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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2월 7일 11: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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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 서커스를 보면 모두다가 생각하는 마음은 같은거 같아요.
    참 불쌍하다.. 그러나 어쩔수 없다..ㅠㅠ
    정말 동물을 사랑한다면 자유롭게 살수 있도록 해야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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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2월 10일 10: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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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들이 초등학교에 다닐때 서울대공원에 가서 돌고래쇼를 본 것이 마지막으로 동물원에 간것 같아요.
    동물원은 마음이 여린 아이들과 함께 가야 기분이 좋죠. 아이들이 동물들 흉내도 내고, 아빠와 엄마에게 동물들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도 많이 하니까요… 다시 한번 동물원에 가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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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2월 11일 12: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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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쯤 전인것 같은데요…대전동물원에 사파리가 있다하여 두 아이를 데리고 갔었던 추억이 떠 오르네요…
    철망이나 울타리가 아닌 버스에서 곰,사자등 동물들을 보는 것이 색다르고 좋았었습니다.
    하지만 기사를 보니 나만 좋았던 동물구경인듯 하여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동물원이 필요한 부분도 있겠지만, 모든 것이 순리대로 살면 잘 조화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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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백: [전주갈램]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관람후기 ⋆ 유니스타그램

  • 2017년 2월 23일 10: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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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원간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네요~~ 딸이 초등저학년때 다녀오고 한번도 못갔네요~`
    더 크기전에 한번 다녀오고 싶어지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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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3월 14일 2: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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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ai때문에 출입을 못했는뎅 넘나 아쉽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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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3월 15일 12: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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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 있는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갔었을때 재미있었는데 나중에 전주갈때 한번 가봐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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