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후기 – 윤동주, 송몽규 그리고 이름모를 독립투사들

영화 동주 포스터
2015.2.18 개봉 ㅣ 이준익 감독

그 시대에 얼마나 많은 동주, 송몽규가 있었을까

우리나라는 일본제국주의에 의하여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식민지 통치를 당했습니다. 국가가 형성되기 위해 영토, 국민, 주권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 주권이 박탈된 채 오랜 세월동안 입에도 담기 힘든 일들을 겪어내야만 했습니다.

당시의 일들이 책으로 출간되고, 어느 유명 한국사 강사를 통해 조명되고, 영화로 제작되어 접하게 되었을때 직접 겪은 일이 아님에도 뜨거운 눈물이 흐르게 됩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자주국가로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수 많은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었음을 다시한번 마음에 새기며 영화 동주를 소개합니다.

윤동주 송몽규의 운명 실타래

윤동주와 송몽규는 1917년생으로 한 집에서 태어난 동갑이자 고종사촌 이었습니다. 동주는 주로 시를 썼다면, 송몽규는 산문에 능하여 동아일보 신춘문예(新春文藝) 에 당선 되기도 하죠. 글 쓰는 것을 반대하는 집안 때문에 제대로 시를 출품 해보지도 못했던 윤동주는, 어느날 송몽규가 덜컥 작가로 등재되자 묘한 자격지심을 느낍니다.

윤동주와 송몽규는 기본적으로 글 쓰는 목적이 달랐는데요, 문학(文學)을 말 그대로 예술로 생각하며 시를 적었던 윤동주에 비해, 송몽규는 민족의식을 고취 시키기 위한 도구로 글을 사용했기에 둘 사이엔 의견충돌도 일어납니다.

후에 윤동주는, 자신의 절친이자 라이벌이었던 송몽규와 함께 독립운동을 해보려 하였으나, 그 뜻을 펴기도 전에 일본군에 잡혀 수감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 후 윤동주는 1945년 2월, 송몽규는 1945년 3월 스물여덟 짧은생을 마감합니다.

송몽규 그 자체였던 배우 박정민

영화 동주가 개봉 된 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시인 윤동주 외에 그의 사촌이었던 송몽규가 재조명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송몽규는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거침 없이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누군가는 간절히 열망하던 신춘문예도 쉽게 당선 되었다고 말하는 그는 명석한 두뇌로 교토대도 단번에 합격합니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평탄한 삶을 살 수도 있었으나, 그는 오직 독립을 위한 길을 걸었습니다.

배우 박정민은 그런 송몽규의 모습을 아주 잘 표현 한 듯 합니다. 험한 독립운동 세계에 여린 윤동주가 들어와 다치는게 염려되어 자신은 총을 잡을테니, 동주 넌 그냥 시를 쓰라고 말하는 장면이라던지, 학생들을 모아놓고 민족의식을 일깨우며 두려워 할 필요 없다고 담담히 외치는 모습이라던지, 일본에서 한국인 유학생을 모아놓고 조선의 독립을 선동했다는 죄목을 인정하라는 일본 순사와의 대결 장면에서 박정민은 정말 송몽규 그 자체였습니다.

이름 모를 독립투사들

영화 암살, 밀정, 오늘 소개해 드린 동주와 같은 독립영화를 볼 때 마다 유명한 독립투사인 김구, 유관순, 안창호, 윤봉길, 안중근 외에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름도 알리지 못한 채 나라를 위해 희생 했을까 생각하니 마음에 묵직한 돌을 얹은 듯 무겁기만 하네요.

영화 동주에서 윤동주와 송몽규는 일본 형무소에서 ‘바닷물’ 주사를 주기적으로 맞으며 생체실험 대상이 되다가 결국 죽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죽은 자들이 무려 1,800여명 이라고 하니, 참으로 개탄스럽네요. 꼭 폭탄을 던지고, 일본군을 제거하는 사람만이 독립투사가 아닌듯 합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일본에게 무릎 꿇지 않은 모든 이들이 독립투사들이 아닐런지요.

하늘, 바람, 별 그리고 詩 윤동주

윤동주 시
일본 형무소에 수감 된 윤동주, 그의 서시

윤동주는 이런 시대에 태어나 시를 쓰고자 했던 자신이 부끄럽다고 했습니다. 당당히 앞에 나서서 독립운동을 하지 못하고, 송몽규 그늘에서 그림자로만 지냈던 과거가 부끄럽다고 하였지요. 그가 생전에 꿈이었던 시집 출간은 죽어서나 이뤄졌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니 시인이었던 자신의 생을 조금은 기뻐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윤동주 시 자세히보기 클릭

영화 동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으로 펼쳐지는데요, 그래서 더 아련하고, 그래서 더 애잔하게 다가옵니다. 간간이 강하늘이 윤동주의 시를 나레이션으로 읊조리는 것조차 너무 담담해서 더 슬프게 느껴집니다. 자주국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이시대 모든 이들이 영화 동주를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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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후기 – 윤동주, 송몽규 그리고 이름모를 독립투사들”의 8개의 댓글

  • 핑백: 라라랜드 후기 - 춤과 노래, 미장센의 향연 ⋆ 유니스타그램

  • 2017년 1월 3일 2: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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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오자마자 보았지요.^-^
    윤동주 팬입니다.
    윤동주를 다루었던 소설 속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보아야할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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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1월 12일 3: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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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주를 다루었던 소설은 어떤 책인가요?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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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1월 3일 11: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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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주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싸 한것이, 그의 절박했던 순간들이 영화를 통해 전달되어 그런가봐요.
    정말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났어야 했을까요? 현실이 야속하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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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1월 12일 3: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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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들을 보면 정말 울컥하죠.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야만 했을까. 그들의 찬란했던 미래가 참으로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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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1월 10일 4: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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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나오자마자 혼자 새벽에 모자 눌러쓰고 가서 봤던 영화네요.
    남자도 눈물이 많답니다..
    지키고 싶은 신의를 지키지 못했던.. 용기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많은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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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1월 12일 3: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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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m님, 동주는 남자도 눈물을 흘리게 하는군요.
      진정한 ‘부끄러움’이란 무엇인지 윤동주 시인을 통해 다시 배워봅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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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2월 10일 8: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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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윤동주 시 별헤는 밤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는데…
    그때 그 시절 독립운동을 한 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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